칠레 버스

[칠레 워킹홀리데이] 20. 칠레 버스에 대해서. 우리나라 버스 및 버스 운전기사분들은 선녀 그 자체다…

칠레 버스에 대해서 적어봤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해서 시스템도, 버스 자체도, 버스 기사들 능력도, 승객들 시민 의식도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놀랍게도 개선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칠레 버스

칠레 버스

칠레 버스… 진짜 제 중학교때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와…

우리나라도 가끔씩 성질 더러운 버스 기사님들이 계십니다. 정확히는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좀 많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까요? 저도 예전에 안 좋은 일이 있었어서요. 그래도 그 이후로는 버스에 대해서는 별 불만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칠레 버스 기사들은 좀… 이런 말을 써도 될지 모르겠는데, 정말 수준 낮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칠레 버스 자체나 버스 서비스에 대해서도 좀 안 좋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하나씩 적어보겠습니다.

  • 이 글에 나오는 칠레 버스는 산티아고 시내버스 기준입니다. 시외버스는 확실히 조금 다르고, 다른 도시의 경우는 잘 알지 못합니다. 다음에 기회와 충분한 정보를 얻게 되면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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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버스
칠레 긴 빨간 버스. 버스가 워닉 길다보니 예전에는 사고가 엄청나게 많았다고 합니다…

사람을 못 보는, 아니 어쩌면 안 보는 칠레 버스 기사분들이 많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버스는 버스 정류장 앞에 사람이 일단 서있으면 멈추잖아요? 하지만 여기 칠레는 굳이 버스가 올 때 손을 흔들어야 멈춥니다… 버스 정류장 앞에 나와서 버스 카드 찾다가 버스가 쌩 지나간 적이 두 번 있습니다…

그래도 이 부분은 뭐 좋다 손 좀 흔들어주면 되겠습니다만, 버스가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일주일에 한 두번 있을 정도로 빈번합니다. 보통은 사람이 꽉 차있을 때가 있어서 살짝은 이해가 되는 듯하게 쌩 지나갑니다. 다만 역시나 개중에는 사람이 딱히 꽉 찬 것도 아닌데 그냥 아예 쌩까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허허… 어떤 느낌이냐면 버스 기사가 본인 버스가 여기에 서야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칠레 버스
칠레 버스가 갑자기 옆 도로로 이동하면서 차와 박은 흔적… 그 차가 인도로 가지 않았으면 초대형 사고…

놀랍게도 버스가 도로의 무법자일 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진짜로 차를 박아버리는 경우도 다수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거냐면요, 앞 문단에서 언급한것처럼 칠레 버스 기사분들이 정류장을 쌩까고 지나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습니다. 그런데 승객분이 문 열어달라고 하니까 버스 기사분이 버스를 급하게 인도쪽으로 차선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원래 인도 옆길에 있던 차와 박은 것입니다… 그 차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서 인도로 차를 올려보내서 백미러가 박살나는 정도에 그쳤으니 매우매우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후에 그 차 와 버스기사가 뭐라고 말하느라 저 포함 승객들만 엄청난 시간 손해를 봤죠…

칠레 버스
버스가 제가 사진을 찍은 위치에 내려줬어야했는데 한 ‘블록’ 옆에 내려준 것입니다. 미친…

본인들 버스 경로를 잘 못 외우나 싶은 일도 더러 있었습니다.

살다살다 옆 ‘블록’에 내려주는 경우가…

그리고 뭔가 얘네들이 본인들 버스 루트를 모르는 것이 아닐까 싶은 일도 두 번 있었는데요… 버스 기사놈들이 정류장을 잘 못 외우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이 정신나간 기사가 원래 버스를 왼쪽으로 틀고 두 블록 직진 후에 오른쪽으로 틀어야하는데 오른쪽으로 안 틀고 앞으로 쭉 가다가 좌회전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결국 한 바퀴를 돌아버립니다… 여기까지도 좀 많이 열받았습니다. 아침이어서 차가 많이 막혔었거든요. 그런데 저기서 두 블록을 가고 오른쪽으로 틀어야하는데 한 블록만 가고 오른쪽으로 틀더라고요. 그 다음에 다른 승객이 문 열어달래서 저도 같이 내렸습니다. 버스에서 내리고 버스 앞으로 가서 유리를 손바닥으로 몇 번 내려쳤습니다. 버스가 조금 앞에, 혹은 뒤에 이런 식으로 내려줄 수는 있겠는데 ‘옆 블록‘에 내려주는 경우 혹시 보셨나요?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일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결국 지각했습니다.

칠레는 버스가 수틀리면 오토바이 그냥 박아버린다고 합니다…

제가 다른 한국인들에게 윗문단의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아주 위험한 행동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칠레 버스 기사들은 정말 빡치면 오토바이정도는 그냥 밀어버린다고 합니다… 미친새끼들 많다고 생각은 했는데 이정도라니… 제가 저 유리를 쳤을 당시 버스기사는 한가롭게 폰질이나 하고 앉아있었어서 제가 무사했습니다. 휴 다행입니다 겨우 살았군요…

사람 이전에 칠레 버스 시스템 자체가 구식인 것인가 싶은 부분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확실히 기술력이 좋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인데요, 구글 맵에 따르면 분명 10분 후에 온다는 버스가 안 옵니다. 왜 안오지 왜 안오지싶다가 한 15분 후에 버스가 두 대, 종종 세 대가 한 번에 주르륵 옵니다… 이런 일도 꽤 잦고요. 당연히 칠레에 카카오같은 회사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우리의 구글이 있어서 제법 많이 만회가 되는 편입니다. 그리고 제가 사용하지는 않지만 버스 시간을 알려주는 앱도 따로 있긴 해서 다행인 편입니다.

한편 규범, 규율 이런 것들 개무시하는 승객들도 많습니다.

놀랍게도 지금이 매우 나아진 것이라고 하네요…

칠레에서 버스 타면 사람들이 뒷문으로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유는 당연히 앞문으로 타면 버스비를 내야 하니까 그렇습니다… 그나마 젊은 칠레 버스기사분들은 내릴 사람이 다 내리면 바로 버스 문을 닫아버리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뒤에 누가 타건 말건 그냥 신경끄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가령 지하철 등에서는 내릴 분들 먼저 다 내린 후에 타실 분들이 타는 등 공중도덕이 나름대로 활성화가 되어있는데, 여기 칠레는 일단 내가 먼저 탄다 이런 마인드를 가지신 분들도 제법 되십니다. 지하철에서도 간간이 보이는데, 버스는 일단 내가 공짜로 타야하니까 내릴 사람이 내리기도 전에 버스에 비집고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최근에 버스비 회수율이라고 해야하나 그 수치가 50% 정도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즉 이제야 버스 타는 사람들 중에서 반반 정도로 돈을 낸다는 의미겠지요. 이 수치가 정말 개선된 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였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수준이죠. 물론 칠레도 손놓고 있지는 않아서, 가령 사람들이 몰리는 정류장의 경우는 그 정류장을 들어올 때 버스카드를 찍고 들어오게 한 뒤, 아예 그냥 뒷문으로 버스를 타라고 하기도 합니다. 나름 발상의 전환이라면 전환인데요, 그 와중에도 또 울타리를 넘어 오는 사람들도 제법 됩니다 허허… 참고로 지하철도 카드 안 찍고 그냥 점프해서 넘어가거나 밑으로 기어가는 사람들도 꽤나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칠레는 공권력이 개판입니다.

여기는 잡상인이나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잡상인들이 거의 사라졌잖아요? 하지만 칠레 버스에서는 아직도 많습니다… 버스에 탄 다음에 갑자기 노래를 한 곡 부르고, 사람들한테 돈을 받고 내리고 반복입니다. 물건 파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뭐 여기까지는 좀 거슬려도 그러려니 하겠습니다만 이런 분들은 버스 탔다 내렸다 반복합니다. 딱 이런 분들이 대표적으로 버스비를 내지 않고 타려는 분들입니다. 버스기사분이 문을 일찍 닫아버리면 다른 분들은 에휴하면서 앞에 다시 타십니다만(어떤 버스 기사분은 그 사람들 죄다 버려버리고 출발하기도 합니다 ㅎㄷㄷ…) 저런 잡상인들은 공짜로 버스를 못타면 뭔가 버스기사에게 욕설같은 말들을 주로 합니다.

칠레 버스
사진만 보면 좀 멀쩡해보이지만 절대다수는 정말 구립니다…

칠레 버스 자체가 구린 부분들도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빨간색 버스는 꽤 괜찮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칠레 버스 자체가 좀 구린 부분들도 있습니다. 칠레 버스는 마을 버스같은 친구를 제외하면 크게 빨간색 버스와 초록색 버스로 나뉘는데요, 빨간색 버스는 나름 신형이고 꽤 괜찮습니다. 에어컨 잘 나오고요, 와이파이도 있고요(다만 느려서 클래시 로얄하다가 끊긴 적 있습니다…), 어떤 버스는 나름 음악도 나오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있는 것들이잖아요? 그런데 저 초록색 버스는 에어컨도 안 나오고, 와이파이도 잘 안나오고, 문도 뭔가 이상하게 닫히는(문이 터져버릴 것처럼 쾅쾅 닫힌다거나, 양쪽이 뭔가 다르게 문이 닫힌다거나…) 친구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초록색 버스를 탔을 때는 칠레에 대해서 대단히 실망을 했지만 빨간색 버스는 좀 괜찮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칠레 버스 요금은 우리나라보다 조오오오금 쌉니다만…

환승 시간은 넉넉하게 주는 듯했습니다.

칠레 버스 요금은 대략 800페소정도 합니다. 대략 1200원 정도입니다. 아, 요즘은 계엄 이후로 환율이 개미쳐서 조금 더 비쌀 수도… 하여튼 우리나라와 대략 비슷한 수준인데요, 우리나라가 경제력이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을 계산하면 이것 역시 미친 물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짜 사람들이 돈 안내고 버스 타는 것이 이해 갈 정도입니다. 참고로 2019년에 칠레에 엄청나게 큰 시위가 있었는데, 이것 역시 지하철 요금을 단 50페소 인상하려다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칠레가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빈부격차가 큽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붙어서 살고 있고,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중이니 뭔가 체감이 커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랍게도 개선중이라고 하니 믿어보는 걸로…

현지인들은 지하철을 더 좋아하는 데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 버스비 내는 비율도 그렇고 놀랍게도 문제점들이 하나씩 개선이 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버스도 빨간 버스는 썩 괜찮기도 하고요. 언젠가 나라가 더 좋아지거나 한다면 그때는 칠레에 좋은 버스들만 많아지기를 바라봅니다. 솔직히 최소 10년은 걸릴 것 같지만 말이죠.

현지인 친구한테 물어보면 가능하면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추천합니다.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은 좀 낫지만 예전에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소매치기를 당할 뻔 했었어서 지하철을 더 무섭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칠레 지하철에 대해서는 쓸 글감이 쌓이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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