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관공서...

[칠레 워킹홀리데이] 16. 처음으로 칠레 소매치기를 당하다… 하지만 오히려 다행이다?

칠레 소매치기를 당하고 칠레 경찰서를 들러서 분실신고를 하고, 칠레 주민센터까지 가서 까르넷(칠레 신분증)을 재발급받게 됩니다. 저에게 큰 경각심을 준 사건이었고, 한 달 후에 스노우볼로 굴러오게 됩니다.
칠레 소매치기

칠레 소매치기 당한 후기…

칠레에서 경각심을 강제 주입 당하다… 칠레 소매치기 후 까르넷 재발급까지 후기.

칠레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는 바로 ‘핸드폰 집어넣어라‘입니다. 그만큼 소매치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저같은 외지인이나 여행객들에게만 해당되는 소리가 아닙니다. 현지인들도 소매치기를 정말 많이도 당합니다.

사실여부는 모르지만 칠레 현지인 피셜로는 지금 칠레에 불법 이민자가 너무 많은 것이 그 원인이라고 많이들 말합니다.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에서 많이들 오는데 그 수가 비공식으로 200만 명을 상회한다고 합니다. 물론 저 분들 자체가 문제는 당연히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불법 이민자들은 확률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높을 듯합니다. 하여튼 저도 칠레에서 처음으로 소매치기를 당했는데요, 사실은 이게 다행인 것입니다. 차근차근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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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소매치기
Quinta Normal 주민센터인데… 그나마 사람이 적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첫 칠레 소매치기… 정말 몰랐습니다…

신분증만 잃어버려서 정말 천만다행…

칠레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곳 중 하나는 역시 Plaza de Armas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탑골공원같은 곳인데요, 약간 어르신들 많고, 대신 나름 근처에 상권들 많고 쇼핑몰들 많은 곳들입니다. 그래서인지 버스킹도 많은 편이고, 지하철 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대학교들도 많습니다. 저도 그러다보니 저 구역을 많이 지나갑니다.

그런데 제가 평소에 크로스백을 애용하는데요, 한 손으로는 가방을 잡고 한 손으로는 주머니에 넣어 놓은 핸드폰을 잡기 때문에 뭔가 별도의 물리력이 있지 않은 이상에야 물건이 털릴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하필 그 날 제가 KFC에서 음식을 샀습니다. 그래서 가방을 잡는 손으로 KFC 봉지를 잡았었습니다. 그러다가 버스를 타려고 버스 카드를 확인하는데 가방 주머니가 열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라 내가 이거 안닫았었나?’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오더니 본인이 누가 제 가방에서 뭔가 가져가는 것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확인해보니 제 까르넷(Carnet, 칠레 신분증)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정말 다행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 교통카드, 신한은행 체크카드, 칠레 현지 카드, 집 키가 모두 같은 주머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제가 가방을 왼쪽에 놨었기 때문에 그 소매치기범도 좀 다급하게 훔치느라 하나만 딱 훔친 것 같더라고요. 한편 가방을 칼로 잘랐다거나 그러지도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저 나머지 물건들, 특히 당시에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한은행 체크카드가 털렸다면 제 칠레 생활이 그대로 끝났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경찰에 분실신고를 하러 갔습니다. 물건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여튼 당시에는 이놈의 소매치기때문에 일단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나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안도감까지 느껴지는 아주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그 후에 감정을 조금 추스리고 칠레 까르넷 재발급을 하려고 했습니다. 일단 구청에 예약하는 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후에 글을 따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후에는 경찰서를 가서 분실신고를 했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필요한 과정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당시에는 분실신고를 하게 되면 조금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칠레 경찰들이 우리나라 경찰분들처럼 막 믿음직한 존재들은 아닙니다. 인력이 정말 부족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분실신고를 해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입니다. 하지만 분실신고를 하니 경찰에서 확인서를 적어주더라고요. 이 확인서를 주면 까르넷 재발급 절차가 더 간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출하지는 않았지만요…

여담으로 칠레 경찰서를 처음 들어갔는데요, 경찰서 내에 자판기가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한편 경찰서 안에 들어오고 민원실같은 곳에서 분실신고를 했는데요, 화장실을 가려고 했는데 거기 문 지키던 경찰이 안으로는 더 들어가지 말라고 좀 띠꺼운 말투로 말하더라고요. 솔직히 비리비리해서 좀 패주고 싶었지만… 부들부들…

킨타 노르말 주민 센터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시피합니다.

예약된 날짜에 칠레 주민센터로 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킨타 노르말(낀따 노르말, Quinta Normal)이 아주 조용하고 뭐가 없는 동네입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조용해서 위험한 동네거든요. 그래서인지 주민센터도 아주 황량한… 그런 곳에 있습니다. 주변에 슈퍼도 없고 죄다 무슨 창고나 공장같은 것만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어서인지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당시 직원 분도 운 좋게 영어가 되시는 분이셔서 꽤나 쉽게 까르넷 재발급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달 후에 재발급을 받으러 오라고… 이번 계기가 저에게 경각심을 심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이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기때문에 정말 천만다행이고요… 이 사건을 계기로 카드들도 조금 더 안전하게 가지고 다닙니다.

그리고 까르넷을 다시 받는 날짜가 다가오는데, 그 와중에 제 갤럭시가 고장나서 아이폰을 구매하게 됩니다. 그런데 딱 타이밍 맞게(?) 까르넷이 없었어서 아이폰을 받지 못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기껏 쇼핑몰갔는데 다시 돌아오게 되고… 그나마 다시 다음주에 까르넷을 무사히 받게 되고 아이폰도 다행이 잘 받게 되었습니다. 칠레 소매치기가 한 달 후에 이렇게 스노우볼이 굴러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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