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로봇대전 V
슈퍼로봇대전 V 리뷰. 게임도 잘 만들었는데 한글화까지…
제가 제대로 해본 슈퍼로봇대전은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2로 나온 ‘제3차 슈퍼로봇대전 알파’입니다. 예전 초딩때 에뮬레이터로 슈로대 D, A, J도 조금 건드려봤지만 저 중에서 특히 저 D가 상당히 어려운 게임이었어서 많이 하진 못했습니다. 3차 알파는 2회차 정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슈로대 Z를 조금 했었고, 닌텐도 DS로 나온 슈로대 W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 게임들은 모두 번역이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슈로대는 팬이 많은 게임이었어서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번역을 모두 번역해서 올리는 분이 계시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슈로대가 한글화가 되어서 나옵니다. 예전에는 글자 수가 너무 많아서 한글화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던 게임이었지만 요즘은 뭐 100만 자가 넘어간다는 폴아웃 4나 디스코 엘리시움 등도 한글화가 되었으니까요. 하여튼 한글화가 된 슈로대를 처음 해봤습니다. 슈퍼로봇대전 V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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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로봇대전 V 리뷰. 게임도 잘 만들었는데 한글화까지…
슈퍼로봇대전 V는 연출이 전체적으로 준수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몇몇 로봇들이 확실히 연출이 더 멋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편차가 있는 것은 아쉽…
슈퍼로봇대전이 Z정도부터 그래픽이 좀 예전 만화스러운 느낌을 내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로봇 만화들도 3D 쓰는 경우가 많은데 슈로대는 좋게 말하면 예전 느낌을 잘 살리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요즘 3D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겠죠. 실제로 예전에는 완전 3D 슈로대도 몇 가지 있었는데 요즘은 또 안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슈로대가 나루토 게임 급 그래픽을 낼 수 있다면 정말 엄청난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너무 바라면 안 되겠죠…
슈퍼로봇대전 V도 전체적인 연출이 멋있습니다.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슈로대 3차 Z를 하셨던 분들은 뭐 연출이 재탕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저 작품을 안 해본 저에게는 그저 멋있을 따름입니다. 생각해보면 예전 3차 알파도 2차 알파 연출 재탕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만 저는 로봇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만으로 그저 좋았습니다. 하여튼 슈퍼로봇대전 V에서 처음 보는 친구들이 많은 편인데요, 새로 나왔다는 것을 어필하려는 것인지 연출이 확실히 마음에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트가인, 크로스 앙쥬, 진 마징가 등을 좋아합니다.
그래도 역시 가장 힘 줬구나 싶은 작품은 우주전함 야마토 2199입니다. 스토리의 전체적인 줄기를 담당하는 작품인데요, 그래서인지 아군 야마토뿐 아니라 적 함선들도 연출이 꽤나 멋있습니다. ‘아니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이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제가 이 만화를 안봐서 모르겠는데 나데시코같은 경우는 전함이 메인이지만 로봇도 나오잖아요? 그런데 야마토는 다른 기체는 거의 안나오고 사실상 전함이 전부인 수준인데 다른 작품들 로봇 몇 대 작업할 정성을 죄다 몰아넣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 외에 겟타나 주인공 기체 등도 연출이 꽤나 멋있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친구들도 있는데 일단 에반게리온… 실물 크기로 나올 때는 나름 박력있는데 SD 상태에서 휘릭 달려든다거나 포지트론 레이저 쏠 때도 뭔가 자리몽땅한 느낌이… 또 건담들이 격투 모션을 할 때 너무 맥 없이 픽픽 때린다는 느낌… 그래도 핀판넬은 멋있었습니다. 또 풀 메탈 패닉도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뭔가 전체적으로 리얼계 로봇들이 SD 형태에서 멋이 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확실히 쉬운 슈로대. 근데 어째 플레이 할 수록 쉬운 것이 맞다는 생각이?
슈로대는 쉬운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SRPG는 아니겠습니다만 이런 턴제 전략 게임의 요즘 대세는 역시 엑스컴일 것입니다. 그리고 엑스컴은 확률이 엄청 중요하고 난이도도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슈로대는 그에 비해서 정신기 쓰면 공격을 무조건 피하거나 맞게 할 수 있고, 기체가 파괴되어도 다음 스테이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상대 턴에도 정신기를 사용할 수 있는 등(다만 저는 이 사실을 거의 마지막 화에서야 알았습니다…) 상대적으로 확실히 쉽습니다. 제가 예~전에 했던 슈로대 D같은 경우는 꽤나 어려웠지만 요즘은 약간 팬 게임, 애니 기반 스토리 게임같은 느낌을 주려는 것인지 더 더 쉽게 게임을 출시하는 듯합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 난이도 책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본은 쉽게 만들지만 마냥 쉽다 땡은 아닙니다. 일단 SR 포인트라는 것이 있는데 이 포인트 달성 조건들이 보통 ‘몇 턴안에 적을 전멸시켜라’, ‘어떤 전함을 격추시켜라’ 이런 식이어서 다소 다급한 플레이를 하도록 만듭니다. 달성하면 게임 내 자금을 줘서 보통 도전하게 됩니다. 저는 몇 가지 스테이지를 제외하면 전부 받았는데, 사실 저 포인트를 받기도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본 난이도는 쉽게 하면서 이렇게 도전 요소를 부여해서 난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한 것은 좋게 봅니다. 개인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일부러 하지 않는 등 유저 스스로가 굳이 난이도를 높이는 것은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엄연히 쓰라고 있는 시스템이잖아요? 그렇기에 이 슈퍼로봇대전 V 방식처럼 어느 정도 선택권을 주는 방식도 마음에 듭니다.
슈퍼로봇대전 V가 난이도가 쉽다 쉽다 하는데요, 사실 적 보스들 보면 딱히 약한 편은 아닙니다. 다만 마징가 Z나 에반게리온 초호기 등 일부 로봇들의 화력이 너무 세서 가끔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난이도가 쉽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좋게 느껴진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마지막 화에서인데요, 그냥 평범하게 진행하다 보니 마지막 보스에서 좀 절망적이라고 느꼈었는데요, 이런 녀석이 시리즈 역대급으로 약한 보스라던데 많이 의심했었습니다. 하지만 겨우겨우 두 턴을 버티고 나니 우리 야마토가… 이후는 스포일러라서 생략합니다. 이게 ‘어려워 보이지만 해보면 쉬운’ 것을 구현해서 저는 꽤나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마지막 화에서 크게 좋은 인상을 받아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있습니다.
슈퍼로봇대전 V는 볼륨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슈로대가 제가 예전에 했던 3차 알파가 60화에 주인공이 4명입니다. 이게 실제로 해보면 나름 스토리 게임이라서 볼륨이 상당한 편입니다. 요즘 FPS 게임같은 경우는 그래픽들이 워낙 좋아서인지 싱글플레이는 볼륨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만, 슈로대같은 경우는 템포가 빠른 것도 아니고 스토리도 원작 작품들 스토리와 오리지널 스토리를 어느 정도 융합하고 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플레이 타임이 어느 정도 나오게 됩니다. 예전 슈로대 임펙트는 무려 99+2화라고 들었습니다. 3차 알파 60화도 꽤나 길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대체 저 정도 분량이 나오려면 등장 작품들 스토리 모조리 훑어줘야 될 정도일 듯합니다…
슈퍼로봇대전 V는 진엔딩 기준 52화인데요, 이 정도로 플레이 타임이 대략 30시간 정도 나왔습니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라 보너스 시나리오도 제법 많습니다. 보너스 시나리오는 초반 몇 개만 했습니다. 보너스 시나리오까지 다 한다고 치면 40시간이 넘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볼륨은 나름 충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자잘하게 작품들이 나눠지는 분기점도 제법 많은 편이고, 주인공을 고를 때 남자, 여자 주인공 별로도 조금 분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게임 할 것이 많거나 한 게 아니라면 2회차를 진행해도 꽤 괜찮은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요즘 게임 중에서도 꽤나 혜자입니다.
슈퍼로봇대전 V는 요즘 게임 맞나 의심이 가는 부분들이 몇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예전 감성 그대로지만…
제가 예전부터 몇몇 슈로대를 했었어서 조금은 익숙하긴 하지만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요즘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나오지 않는 정보들이 많습니다. 가령 슈로대는 캐릭터들 특수능력들 중에서 ‘저력’, ‘신’, ‘마신 파워’ 등등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수치들이 정확히 어떤 능력치인지, 혹은 어떤 조건인지 등의 정보가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키를 잘못 누른 것이 아니라면 없습니다. 솔직히 요즘 게임이면 당연히 화면 밑에 한 줄로 표시되거나 합니다. 그런데 슈로대는 이런 부분들이 없습니다. 또 숨겨진 요소들도 괜스레 너무 많습니다. 숨겨진 기체, 숨겨진 파일럿, 숨겨진 시나리오 등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슈로대같은 경우는 시리즈가 좀 있다보니 이 숨겨진 것들에 대한 공략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요소들을 마냥 숨겨둔다기 보다는 조건이 딱 떠있는 상태에서 그 부분을 해금하면 열리는 일종의 공략적인 부분으로 만드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로 공략을 보지 않으면 진엔딩을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작은 특히 야마토가 진엔딩과 관련되어 있는데요, 저는 야마토 원작을 안 봤으니 그냥 진행해서 다행이 진엔딩을 봤습니다만 오히려 원작을 보고 원작을 존중해서 게임을 한 분들이 진엔딩을 놓치는 경우가 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허허…
슈퍼로봇대전 V는 괜히 수작 슈로대에 드는 것이 아니었구나 싶습니다.
한글화를 해줘서 고맙습니다! 한 때는 슈로대를 어떻게 한글화를 하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슈퍼로봇대전 V는 확실히 잘 만들었습니다. 다른 게임 할 게 많지 않다면 2회차 정도는 충분히 달릴 만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난이도가 쉬운 슈로대다보니 꼭 강력한 주연급 로봇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애정만 적당히 갖춰주면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캐릭터 게임이니까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한글화를 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높은 판매량으로 보답했으니 한글화를 한 보람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슈로대가 진즉 해외진출하고 한글화도 미리미리 해줬다면 더더욱 인기가 많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슈로대 해외 수출도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택한 결정이라고 알고 있으니 역으로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내수만으로도 충분히 잘 나가는 게임이었다는 것이겠죠. 판권 문제도 있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OG를 좋아하지만 이쪽은 또 앞으로 나올 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슈로대 30까지 나오고 신작 얘기가 안 들리고 있는데, 슬슬 하나 더 나올 시기라고 봅니다. 요즘은 슈로대가 다 보통 이상으로 나오는 듯하니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길티기어처럼 3D인데 2D처럼 보이는 기술을 더 써먹어줘야 앞으로의 미래가 밝겠습니다만 물론 그건 어려우니까… 그래도 본인들의 미래를 위해서…
슈퍼로봇대전 V 정리
좋은 점
- 진엔딩 기준 52화로 볼륨이 적절한 편.
- 앙쥬, 야마토, 마이트가인 등 힘을 준 로봇들은 연출이 아주 멋있습니다!
- 한글화
아쉬운 점
- 일부 로봇들(개인적으로는 건담 등 리얼계) 연출이 좀 맥이 빠진다는 느낌…
- 요즘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편의성이 부족하다.
- 고난도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아쉬울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