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폭우 후 정전
칠레 폭우 후 정전… 정말 하루하루가 이렇게…
우리나라와 확실한 인프라의 차이가…
칠레가 겨울 치고는 꽤 따뜻하고, 날씨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어서 마음에 듭니다만 단점은 공기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한번쯤 비가 왔으면 했는데 어제 밤에 드디어 비가 왔습니다. 칠레 폭우… 비가 온 건 좋은데 바람도 불고 비도 엄청나게 와서 ‘아 이거 심상치않은데…’ 싶었었는데요, 오늘 아침 11시 정도에 마트에 갔습니다. 제가 마트에서 계산하는 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트에 정전이 일어난 겁니다… 그런데 제가 마트에 우산을 사러 왔던 것인데 마트에서 우산을 안 파니 옆에 있는 중국 마트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가는 길에 나무는 쓰러져있고, 어디 벽같은 것은 무너져있고, 중국 마트도 불 꺼져서 물건 못 판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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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정전 났길래 설마설마했는데요…
설마설마했는데 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원래 1 2 이렇게 숫자가 나와있어야하는데 안 나와있어요… 제 방으로 돌아왔는데 제 방도 정전이 나서 전기도 안되고, 전기가 안되서그런지 물도 안 나오고, 와이파이도 안 나오고, 지역 문제인지는 몰라도 데이터 자체도 엄청 느리고… 정말 엄청난 사태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다른 동네를 갔습니다. 다른 것들은 몰라도 화장실이라도 가야 했으니까요. 오늘 밤에는 괜찮아지리라 기대하면서 말이죠. 다른 친구한테 물어보니 칠레가 환태평양 조산대여서 지진에 대한 대비는 어느 정도 되어있는 듯하지만 배수 등 비에 대한 대비는 잘 되어있지 않다고 합니다. 비가 이틀 이상 오면 홍수가 난다고… 비에 대한 대비도 잘 안되어있는데 거기에 바람도 많이 부니 완전 기초 인프라가 박살나버린 것이죠.
동네가 좀 나쁜 탓일까요?
다만 여기서 빈부에 대한 것도 조금 느낀 것이, 한국인 교민 분한테 물어보니 그 분 집에는 다행이 정전도 생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분이 좋은 동네 살고 있거든요… 역시 동네 차이인가.. 다른 친구들은 어떤 친구는 어제 정전 일어났다가 괜찮아진 경우도 있고, 잠시 정전되었다가 괜찮아지기도 하고… 다만 제가 사는 아파트는 케이블이 끊어졌대서 내일까지 전기가 안나온다고…
사실 카페에 맥북이라도 들고가려고 했습니다만 제 맥북은 나름 큰 편인데 그에 맞는 가방을 못 찾았습니다. 파우치 대놓고 들고다니면 털릴 것같고, 제 가방은 너무 커서 불안하고…
블로그는 어떻게 하지, 오늘 호텔에서 자야하나 등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집에 돌아가기 전에 블로그는 어떻게 써야하나, 오늘 호텔에서 자야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마침 이럴 때 또 버스는 안 오더라고요. 그래도 결국 버스가 오길래 일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근데 분명 전기도 수도도 안 들어온댔는데 오는 길에 보니 제 아파트에 불이 켜져있어요… 그래서 설마설마했는데 거기 경비분한테 물어보니 아직 물은 안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제 집주인 친구도 호텔을 예약해서 잘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화장실 안 나오는데 너도 가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니까 저도 수긍해서 좀 쉬고 충전하다가 호텔로 가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이 물도 나왔습니다! 설마설마했는데 화장실도 잘 돼서 결국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저희 동네가 밤에 밖을 나서면 좀 위험해서 ㄹㅇ 호텔 갈거면 빨리 가야되는데… 이렇게 생각해서 빨리 행동하려고 했지만 제 성격상 보통 급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결말이 좋아서 다행이지만 정말이지 오늘도 아침부터 온갖 사건이 벌어져서 이 맛에 산다는 느낌도 있지만 정말 힘들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었는데 제가 칠레 스벅에 있었는데 제 칠레 친구가 저를 알아봐서 같이 대화를… 이런 우연스러운 일도 있었습니다. 잡설같지만 어떻게 보면 칠레의 부족한 인프라 및 실태(?)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적어봤습니다.
GDP 1.5만 국가에서 이런 일이…
지금 이틀 지나는데도 신호등 불 안들어오는 곳들 간간이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