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워킹홀리데이] 28. 칠레 집주인과의 갈등. 살던 곳에서 쫓겨나다…

작년에 칠레 집주인 친구 집에서 쫓겨났었습니다. 갈등이 좀 있었거든요... 다행이 원불교로 가게 됩니다. 그 과정을 적어봤습니다.

칠레 집주인

칠레 집주인과의 갈등으로 쫓겨나다…

칠레 집주인때문에 살던 곳에서 쫓겨났습니다… 원불교 덕분에 살았음

저는 칠레에 처음 왔을 때 호텔에서 며칠 지냈었는데요, 그 후에 사실상 호텔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홈스테이 형식으로 친구 집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칠레 집주인 친구와 성향이 좀 맞지 않아서 많이 다퉜습니다. 저는 사실 그다지 깨끗한 사람은 아닌데, 집주인 친구는 많이 깨끗한 사람이다 보니 초반부터 갈등이 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결말이 안 좋았는데요… 하나씩 적어보겠습니다. 사실 글 쓰는 기준 작년에 있었던 일이고 글 자체는 이미 적었었습니다. 다만 다소 개인적인 일이다보니 블로그에는 올리지 않을까 싶었으나 이것 역시 칠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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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집주인
칠레 원불교 교당 내 방. 집주인한테 쫓겨나서 오히려 다행인가…

사람 성향이 달라서 갈등이 끝나지를 않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칠레 문화에 조금 무지했던 듯도 합니다.

이게 말이죠… 저도 저 나름대로 개선한다고는 하는데 집주인의 마음에는 못미쳐서 이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집주인은 아들이 있는데요, 둘 다 집에서는 변변찮은 식사를 하지 않습니다. 집주인은 어지간하면 샐러드만 먹고요, 그마저도 일 끝나고 오면 막 8시, 9시인 경우가 허다해서 잘 먹지도 않습니다. 아들은 컴퓨터 책상에서 밥을 주로 먹습니다. 그리고 요리도 그냥 닭가슴살이나 파스타 왕창 만들어서 먹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다보니 이 집에서 뭔가 요리를 하는 사람은 사실상 저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 때문에 뭔가 기름이 어딘가에 있다, 그리고 특히 한식이니까 고추장이나 고춧가루 빨간 양념 색이 보이면 무조건 제가 한 것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제는 고장난 것이 다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는구나…

갈등이 지나치게 깊어지다 보니 아예 집안에 뭔가 부서져있는 것들도 다 제가 한 것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본인들이 여기 산 지 10년 되었다고 하는데요, 냉장고 문이 제가 온 다음부터 잘 안닫힌다고 말하거나, 화장실 물이 제가 온 다음부터 막힌다고 말한다거나 하는 등.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냉장고 문을 무슨 쾅쾅!! 이러진 않거든요? 그냥 집이 낡아가는 판국이었는데 제가 일종의 막타를 쳐버린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지는 점점 안 좋아지곤 했습니다.

사실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요, 사실은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 다른 사람을 숙박시키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합니다. 아 물론 친구가 놀러와서 하루 이틀정도 자는 것을 불법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요. 저처럼 돈받고 숙박을 하는 것이 불법인 듯합니다. 물론 저 친구는 저에게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도 나한테 너 외국인이니까 내가 경찰에 신고하면 쫓겨난다 이딴 소리를…

집주인도 저한테 구라를 좀 쳤던 것 같은데 말이죠.

이사간다고 이야기하니 크리스마스에도 일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크리스마스는 분명 칠레 제2의 명절인데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놈이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려고 나 쫓아냈나 뭐 이런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당시 상황은 그만큼 어이가 없었습니다.

당시 상황은 그랬습니다. 저는 크리스마스때 집을 나가겠다고 집주인과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24일에 짐을 약간 싸면서 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라면 그릇을 싱크대에 놓는데 갑자기 집주인 친구가 개발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밥을 먹은 식탁(사실 식탁이 아니라 서랍장입니다. 식탁이 있는데 거기서 밥먹을 때마다 식탁보 더러워진다고 지랄해서 몇 주간 제 방 서랍장에서 밥 먹었었습니다.)을 확인하더라고요. 저는 수건을 냄비 밑에 대고 라면을 먹었어서 당연히 수건 대서 문제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는데 그 물자국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런데 걔가 ‘네가 들어온 다음에 집안의 모든 것이 더러워졌다. 당장 나가라.‘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내일 가기로 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당장 나가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걔가 계속 저한테 성질을 내니까 저도 알아듣지 못해도 화가 나서 벽을 쾅 쳤는데 갑자기 걔가 막 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찰 부르고 아들 부르고… 그리고 제가 걔를 때릴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저한테 폰카를 들이대더라고요. 저는 뭐 폰카로 찍을테면 찍어라 이런 마인드로 짐을 주섬주섬 싸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경찰이 안 오더라고요 15분 동안… 화장실가서 짐 챙기고 주방가서 짐 챙기고 막 하는데도 말이죠. 하여튼 그렇게해서 다소 허무하게 집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원불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원불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구원을… 제가 작년에 한인회 일을 도와줄 때부터 만나서 안면 정도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 교무님(원불교에서 목사, 스님같은 분들입니다)이 예전에 호주 워홀을 가셔서인지 본인이 워홀 감수성이 좀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를 거두워주셨던 것입니다. 그저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저는 원불교 교도가 아니거든요.

  • 칠레 내에 있는 한국 종교에 대해서 적은 글 링크

원불교 교무님이 뭔가 신기(?)로 느낀 것인지는 모르나 제가 왠지 24일에 집을 나갈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본인에게 필요하면 연락하라고도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연락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왕 이사가는거 빨리 이사갔고, 원불교 교당이 저 집보다 훨~씬 좋아서 결국은 잘 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정말 페닉 그 자체였지만 말이죠. 지금 워홀 기간이 거의 끝나가고 어떻게 비자 새로 받아보겠다고 일도 막 찾아보는 중인데요, 이 워홀 기간동안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은 순전히 이 원불교 덕분입니다. 방세도 안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저렴한 정도로 받으시거든요. 한 3~5년치 운이 여기 들어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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