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어른들을 위한 동화, ‘모모’
각박하고 빨리빨리 하는 것만 중요한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동화 ‘모모’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모모라는 어린 소녀는 언뜻 봤을 때는 결코 특별하지 않지만 분명 특별합니다. 모모는 사람들의 말을 잘 듣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으레 사람들 말 듣는 수준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곧잘 듣곤 하지만 모모처럼 진실하게 듣진 않거든요. 그렇기에 모모에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악역인 ‘회색 신사’는 모모와 여러모로 반대되는 인물입니다. 회색 신사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훔치며 살아갑니다.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기 위해서 그 사람의 여가시간을 줄이고, 잠도 줄이고, 일은 빨리빨리 하도록 부추겨서 시간을 많이 남기고, 그 남는 시간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회색신사의 말을 따르다 보면 항상 일하게 되고 분명 일을 계속 함에도 계속 바쁘지만 시간은 또 부족하답니다.
한편 사람들이 모모 주위에 있으면 아이들은 계속 상상력을 발휘해서 새 놀이를 만들고 싸우는 어른들은 화해를 합니다. 그러면서도 할 일을 다하니 시간이 부족하진 않습니다. 반면 바쁜 현실을 사는 사람들은 고독합니다. 그렇기에 모모도 고독함이라는 시련을 겪지만 결국 시련을 이겨내고 회색 신사들을 이겨냅니다.
소설 자체는 슥슥 읽은 것 같은데 글을 쓰기 위해 고찰을 해볼수록 곰곰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솔직히 ‘사람이 저렇게 순수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맞긴 한데 그것 자체가 일단 쉽지 않고, 또 그런 것이 마냥 좋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회색 신사의 경우는 본인은 자기가 남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저런 사고방식을 요구한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저런 빨리빨리 같은 행동들이 일종의 효율성 같은 식으로 좋게 생각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물론 효율성 뿐 아니라 일종의 경쟁에서 뒤쳐지기 싫은 마음도 있습니다. 나는 평화롭고 순수하고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지만 점점 뒤쳐진다는 것이지요. 나는 그냥 흘러가지만 다른 사람들은 엄청 달려가니까요.
저는 하고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점점 빨리빨리 살아가는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이런 것도 마치 회색 신사 같은 것일까요. 생각을 할 수록 생각이 많아집니다. 저는 순수하게 살고 싶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러면 마냥 놀 수 만은 없는 것인데… 제가 할 일을 하면서도 모모처럼 순수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