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워킹홀리데이] 17. 칠레 동대문 Patronato, 한국인이 많이 있는 동네, 여기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칠레 노동 환경에 대해서…

칠레 patronato라는 곳에서 9월 말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칠레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드디어 일을 시작해서 다행입니다. 저는 스페인어도 못하는데...

Patronato

칠레 Patronato

칠레 동대문 Patronato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칠레 노동 환경에 대해서…

칠레에 온 지도 거의 6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제 칠레 워킹홀리데이도 벌써 절반이나 지난 것입니다. 정말이지 한달 한달이 쉽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래도 요즘은 일을 하면서 지냅니다. 칠레에 한국인들이 많이 일을 하고 있는 파트로나토(Patronato, 빠뜨로나또)가 있는데요, 여기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칠레 노동과 관련해서 느낀 부분들에 대해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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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한인회 건물
칠레 한인회 건물

칠레 동대문 Patronato. 한국인들이 많고, 대부분 옷 도매상을 하십니다.

다만 요즘은 장사가 안 되어서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patronato라는 동네가 칠레 산티아고에서 한국인들이 모여 있는 동네입니다. 예전에는 여기 사셨던 한국인들도 많았던 듯하지만 요즘은 이 동네가 너무 위험해서 예전부터 오래 사셨던 분들이 아직 계시는 정도이고, 비교적 젊은 한국인 분들은 대부분 더 위쪽 부자 동네에 집을 구매하셨고 저 patronato 지역에서는 일만 하시는 것입니다.

칠레에 오시는 한국인들 대부분은 돈을 좀 가지고 와서 사장으로 계십니다. 보통 식당 혹은 옷가게를 합니다. 드물게 가방을 파신다거나, 혹은 옷이 아니라 옷감 등을 파신다거나 뭔가 액세사리 등을 파시는 등 나름의 차별화를 하는 케이스도 좀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 한국인들 다들 부자입니다… 다만 예전만큼 장사는 잘 안되신다고 하는데요, 과연…

저 동네에 처음부터 한국인이 많았던 것은 아니었고요, 원래는 아랍 분들이 많이 장사하시는 동네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한국 교민분들이 들어오셔서 한국인들은 식당이나 옷가게를 많이 하고 계시고, 아랍 분들은 주로 음식점들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제가 일하는 빵집 옆에는 미용실이 있는데 거기 분들은 팔레스타인 분들이라고 하십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지만 본인들은 크리스챤이어서 히잡같은거 안쓰신다고… 실제로 좀 파충류스러운 헤어스타일들을 다들 하고 계십니다.

patronato는 치안이 안 좋아서 동네가 점점 쇠퇴해가는 중인 듯합니다.

한편 이 동네는 치안이 좀 안 좋은 동네입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식당들도 저녁 7시 넘어서는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딱 한번 밤에 이 곳을 온 적이 있었는데, 정말 밤에 납치를 당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입니다. 거기에 건물이 대부분 노후화돼서(가령 한인회 건물이 한 50년 정도 되었다고…) 합선으로 인한 불이 많이 나서 소방차 소리가 일주일에 한번은 들리고요, 또 총소리도 가끔씩 들립니다. 뭐 저는 그 덕분에 카페가 5시에 문을 닫아서 일을 엄청 많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다만 알바생이 빵 만드는 친구와 저 둘 뿐이라서 주6일 일하는 것이 좀 버겁네요. 그래도 일단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저는 그래도 나름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중입니다만 이 치안때문에 사람들이 이 patronato 거리를 점점 찾지 않고 있어서 슬프네요. 다들 하는 말이 코로나 전에는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 글을 쓰는 시기가 크리스마스 시즌인데, 칠레 제2의 명절임에도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요즘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쇼핑몰을 더 많이 가는 것도 원인일 듯합니다.

칠레 워킹홀리데이 3달 째에 드디어 일을 시작하다!

대사관 지원 실패했을 때의 충격이 정말 컸습니다… 사실 지금도 생각남.

제가 8월 말쯤에 대사관에 지원하려고 정말 갖은 애를 썼습니다만 결국 실패하고 좌절이 엄청나게 컸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다른 비자를 얻어서 여기에 더 오래 사는 것이 목적입니다. 칠레는 한국인도 별로 없어서 경쟁률도 낮은 편이었고, 대사관은 그래도 국가기관이니까 부모님도 안심하실 것이고, 월급도 막 낮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말 자소서를 피나게 준비했는데 어이없게 면접도 보지 않고 떨어졌던 것입니다.

그래도 좌절을 추스리고 브라질 리우도 갔다오고 원래는 그 이후에는 스페인어 학원을 바로 가려고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스페인어가 안 되기 때문에 바로 직장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직장을 구하면 좋지만 공부에 더 집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도 솔직히 호주나 캐나다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했었다면 일을 조금은 더 빨리 할 수 있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대신 한편으로는 제가 갖고 온 돈을 훨씬 빨리 소모했을 듯하니 이 역시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능력이 뛰어난다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고, 순전히 운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운 좋게 친구를 통해서 patronato에 있는 카페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빵을 파는 카페인데요, 사장님이 몸은 한국인인데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한국인을 잘 하시지만 살짝 어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GOD 박준형과 비슷한 수준인데요, 그래도 이 정도만 되어도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저는 솔직히 제가 일을 하는 것 자체를 기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페인어도 안되는데 말이죠…

사실 ‘한국인이 여행 가면 한국인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거의 격언 수준인데요, 제 사장님은 다행이도 남미의 감성을 가진 한국인이라서 조금 낫습니다. 오히려 너무 남미스러운 것인지 지나치게 솔직해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물론 아직 안심할 수는 없죠. 예전에 1년 반동안 일했던 편의점이 결국 임금체불 엔딩으로 끝났으니 말이죠…

저는 처음에는 제가 한국에서 가져온 소정의 돈으로 생계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칠레 물가가 좀 상상초월급으로 비싸다 보니 진짜 일을 안 하면 얼마 살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제 폴드도 고장나서 아이폰을 사다 보니 남은 돈이 정말 거의 없는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현재 칠레 최저시급을 받습니다. 경제 수준을 대입해보면 적절하지만 물가는 적절하지 않네요…

요즘 뉴스 등을 보면 이 불경기가 해결되기는 좀 요원합니다.

사실 제 월급은 사실 좀 적은 편입니다. 칠레 최저시급을 받는데요, 대략 주 45시간을 일하고 50만 페소, 한화로 대략 75정도를 받습니다. 요즘은 계엄때문에 환율이 정말 미쳐서 80은 넘을 수도 있겠네요. 시급으로 치면 대략 5천 원정도 됩니다. 칠레가 경제 수준이 한국의 절반보다 살짝 밑이니까 이 정도면 경제 수준을 고려해보면 너무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문제는 역시 물가입니다. 당장 식당이나 카페에 있는 모~든 메뉴들이 한국과 가격이 같습니다. 기름값 등은 한국보다 아주 살짝 싼 수준입니다. 과일은 동네 시장에서는 싸지만 마트에서는 그렇게 싼 편이 아닙니다. 집값은 나쁘진 않지만 칠레는 관리비가 좀 너무 과해서 한국보다 집값이 비싼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홈스테이를 하는 집에서 빨리 나가고 싶었고, 돈을 버니까 혹시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최저시급으로는 다소 어려웠습니다. 10만원만 더 벌면 나갈 수 있겠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다가 크리스마스 즈음에 다른 집으로 가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글을 쓸 예정입니다.

칠레는 아르바이트생도 계약서를 씁니다! 법은 확실히 선진국 수준…

하지만 불법체류자가 너무 많아서 계약서를 쓰는 것을 돈낭비라고 생각하는 사장들이 좀 있습니다.

한편 칠레는 아르바이트생(파트타임)도 계약서를 쓰도록 되어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저만 몰랐었는데 당시 편의점 알바 점장님들 중에서 좋은 점장님들은 저 모르는 새에 의료보험 이런 것들을 이미 가입을 하셨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장은 좀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솔직히 해줄 지 모르겠습니다…ㅠㅠ

제가 계약서 관련해서 계속 쪼아대니까 저한테 이런 것들이 필요하대서 말해줬는데요… 그 목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foto del c.i por ambos aldo’s
  • desde que fecha y por cuanto tiempo
  • dirección
  • comuna
  • sueldo
  • cargo a desempeñar
  • horacio de trabajo
  • estado civil
  • Afp
  • Salud: Fonda o isapre
  • correo electronico
  • N Celular

여기서 dirección(주소)이나 comuna(우리나라의 ‘구‘), correo electronico(이메일 주소) 이런 것들은 번역기 쓰면 바로 나옵니다. 하지만 번역기로는 나오지 않는 것이 바로 저 Afp, Fonda, Isapre입니다. 저도 아직 완벽하게 아는 개념은 아닌데요, 저 세 단어는 칠레의 건강보험을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노동연금 뭐 이런 식으로 다 국가에서 하나씩만 있는데, 여기는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이런 데서 이런 4대보험을 어느 정도 관리하는 듯합니다. 저 세 종류가 각각 비용이나 혜택 등이 달라서 근로자가 어느 정도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일단 셋 다 든 적이 없고, 사장님이 뭔가 말을 해주겠지 싶어서 일단은 적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저 세 단어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최신화할 것이 생기면 다시 적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계약서 관련해서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칠레의 안 좋은 면도 한 가지 봤습니다. 칠레는 불법이민자가 200만명, 객관적으로도 많지만 칠레 인구의 10%가 넘어가는 숫자입니다. 그러다보니 알바생도 불법체류자를 고용할 확률이 높죠. 여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불법체류자한테 계약서를 쓰지는 않다보니 ’정식으로 계약서를 적는 것이 법적으로 당연한데 그 돈을 아깝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장이 실제로 한 말입니다. 너한테만 15만원 더 내야되는 게 아깝다고… 당연히 월급이 15만 페소를 더 받는 것이 아니라 4대보험을 적용하게 되면 사장 입장에서 대략 그 정도 비용이 지출된다고 합니다. 허허… 빨리 스페인어를 더 공부해서 회사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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