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IM때문에 통신사를 entel로 변경하다
아이폰은 구매했는데 eSIM때문에 엄청나게 열받아서 통신사도 entel로 바꿔버렸습니다…
칠레에서 아이폰은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남은 것이 있습니다…
칠레에서 아이폰을 사용하기 위해서 많은 여정(?)들을 거쳐갔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기기를 사냐 마냐의 문제여서 좀 고생하고 그래도 살 수 있었습니다만, 정말 복잡하고 머리 깨지는 이야기는 바로 지금부터입니다… 바로 eSIM과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여기부터가 정말 어렵습니다. 좀 많이 복잡하니까 차근차근 적어보려고 합니다. 정말 복잡한데 왜 이런걸 쓰느냐면, 이런 일이 정말 흔치 않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솔직히 저보다 스마트폰을 힘들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하나씩 적어보겠습니다.
이전 이야기
- 칠레 삼성 서비스센터 후기. 제가 가입한 삼케플이 칠레에서는 적용되지 않아서 수리비가 어마무시하게 나와서 결국 새폰을 사기로 합니다.
- 칠레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다.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 까르넷 스노우볼이… 아이폰을 구매했으나 칠레 민증 까르넷 재발급때문에 겨우겨우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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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 유심(uSIM)과 이심(eSIM) 용어정리.
일단 제 핸드폰에는 심 카드가 두 개가 있습니다. 바로 유심(uSIM)과 이심(eSIM)이 그것입니다. 둘의 차이는 간단하게 말해서 유심은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 심 카드이고, 이심은 실제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로 존재하는 심 카드입니다. 유심은 실제 카드이므로 일반적으로 폰 샀을 때 폰에 끼우는 카드이고, 이심은 데이터로 존재하는 것이므로 QR코드로 설치합니다. 제가 글을 쓰다보니 저 용어들을 좀 섞어서 쓰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서 확실히 정리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오는 연락도 무시할 수 없었어서 심 카드가 두 개가 필요했었습니다.
유심은 한국에서 늘 쓰던 것이었어서 제 폰안에 그대로 있었습니다만, 칠레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칠레 심 카드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표적으로 편의점 임금체불 관련 내용 등 한국에서 가끔씩 오는 문자들도 받았어야 했었기에 결국 심 카드가 두 개가 필요했습니다. 데이터는 칠레에서 사용하는 것이니 칠레 심카드는 이심을 따로 만들어서 두개의 심 카드를 사용했었습니다.
유심은 새 폰에 바꿔서 끼면 되니까 문제될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심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심은 기기 안에 데이터로 존재하는 것이었으므로 폰을 새로 구매하게 된다면 이심도 새로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심도 이전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서 일단 제가 사용하던 통신사 movistar를 가게 됩니다.
칠레 모든 movistar에 eSIM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Movistar는 원래 유럽쪽 통신사로 알고 있는데요, 칠레에 지점들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호텔에서 지낼 때 근처에 있던 좀 큰 Movistar를 여러 번 갔었습니다. 통신사를 여러 번 갔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겠죠… 이번에도 어김없이 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요금제를 월 정액제로 사용하지 않고 종량제(Prepaid)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본인들 회사에 제 정보가 등록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심을 인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새로 사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와중에 거기 인턴같은 직원이 좀 많이 멍청해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요즘 칠레에서 화를 낼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견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분명 여기가 인근에서 가장 큰 Movistar인데 여기에 이심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곳을 가보라고… 아니 여기가 근처에서 가장 큰 곳인데…
하여튼 그 이후로 Movistar를 네 곳을 더 가게 됩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처럼 길 건너서 저 곳, 저어기 있는 곳 이런 식으로 네 곳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각각 다른 동이나 구에 있는 movistar 네 군데를 간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점점 부자동네에 있는 Movistar를 가게 되었는데요, 점점 부자동네를 가게 된다는 것은 즉 점점 저희 집과 멀어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제가 칠레 워킹홀리데이 관련 글에서 은근히 자주 언급하는 costanera center에 있는 Movistar가 세 번째로 갔던 Movistar였습니다. 솔직히 여기까지 가면 그래도 아이폰 등 제가 원하던 제품들이 다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고생 끝이라고 생각했었으나… 놀랍게도 여기서도 eSIM은 없다고 했습니다. 허허…
마지막으로 간 Movistar는 한국 대사관이 있는 동네에 있는 곳이었는데요, 여기는 대놓고 부자동네입니다. 참고로 이 동네는 버스가 한번에 안갑니다… 반드시 갈아타야 하는 거리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제가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 제가 처음에 이심을 만든 곳이 여기였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지점들은 7시나 8시까지 영업하는데 여기는 또 6시에 문을 닫더라고요. 그래서 알바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근무시간 중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없었습니다… 여기서는 좀 다른 대답을 받았는데요, 바로 ‘칠레 movistar 전체에 이심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충격적인 대답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제 들어오냐고 물어봤더니 무려 2주나 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여 제가 여기서 eSIM을 계속 기다렸다면 저는 이 글을 처음 쓰는 지금쯤에서야 아이폰을 겨우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동안 쌓인 것들이 폭발해서 통신사를 entel로 바꿨습니다.
한 시간이나 걸려서 겨우 휴대폰을 개통하다!
사실 위의 costanera에서부터 제가 그동안 Movistar에 갖고 있었던 안 좋은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폭발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통신사를 바꿔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Movistar가 저에게는 정말 개 거지같은 회사였습니다만 나름 세계적인 통신사고 칠레에서도 2등 통신사라서 저에게 남은 선택지는 칠레 1등 통신사 Entel밖에 없었습니다. 참고로 코스타넬라 센터에 entel을 가서 바로 통신사 바꾸고 싶다. 나는 이심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는데 여기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여기도 없으면 그냥 2주 참자는 심정으로 plaza de armas쪽 entel을 가기로 합니다. 왜 하필 거기냐면, 구글 맵에서 entel을 찾아보면 리뷰 평가들이 대체저긍로 좋지 않던데, 그래도 그나마 좋은 곳이 이 지점이었습니다. 참고로 Movistar는 대부분 리뷰 평가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왜 나에게는…
위에서 요금제 이야기를 했는데요, 제가 그동안 종량제 요금제를 사용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요금제를 개통했을 당시에 까르넷도 직장도 없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월 정액제 요금제를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을 한지 나름 한 달정도 되어서인지 정액제를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칠레 기준으로는 사알짝 비쌉니다. 제가 데이터를 많이 쓰지도 않거든요. 그래도 우리나라 어지간한 알뜰폰들보다도 쌉니다. 한국돈 18,000원에 데이터 150기가바이트만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금제를 가입하는 과정도 험난해서 무려 한 시간이나 걸려서 겨우 요금제를 개통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한 시간 동안 마냥 기다린 것이 아니라 제 지문을 계속 찍고 또 찍었습니다… 개통은 했는데 무슨 메일 관련 문제때문에 오늘만 유심을 줄 테니 오늘만 uSIM을 쓰면 다음 날 eSIM QR코드를 메일로 보내준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내일은 정말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알바가 끝날 때까지 링크가 오지 않았었습니다… 참고로 이 날부터 유심은 작동을 안하더라고요… 알바 사장님이 좀 도와주셔서 entel 상담사와 전화하는데 이 미친 년들이 상담하는 도중에 전화를 그냥 끊어버립니다… 무려 세 번이나요… 진짜 살다살다 이런 거지같은 서비스는 처음 봤습니다. 이래서 리뷰 점수가 낮은 것일까요? 여기는 상담사가 재택으로 근무하면서 전화를 받는다고 하던데 그래서 프로의식이 개똥인건지… 어쨌든 일이 끝나고 entel을 다시 갔습니다. 진짜 화가 엄청났었는데… 거기 직원이 저에게 전하하려고 했으나 제 번호를 잘못 알아서 못했다고 합니다 하… 그래도 어찌어찌 이심을 정말 받아서 아이폰에서 데이터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큰 난관이 남았습니다. 바로 와츠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