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niquito
칠레에서 일을 그만두기 전에 Finiquito라는 것을 하다
우리나라는 가령 일하다가 직장을 나가게 되면 알바의 경우는 언제부터 안나올게요 혹은 회사면 사직서를 내고 처리되면 나가면 되겠습니다만 여기는 제대로 된 근로 계약을 맺은 상태라면, 직장을 나갈 때도 finiquito이라는, 계약 종료 확인서같은 것을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확인서를 그냥 작성하고 끝 이게 아니라 공증인한테 가서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지금은 제가 다행이 나름 회사에서 일하는 중입니다만, 당시 카페에서 알바를 하던 시절 일을 그만두기 전에 Finiquito라는 것을 만들었었습니다. 그 과정을 회상하며 적어봤습니다.
- 칠레 정부 사이트 내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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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직장을 때려칠 때는 우리나라에 비해서 많이 귀찮습니다.
사실 의도는 좋습니다. 사장이 멋대로 때려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테니…
우리나라는 공증인 제도가 잘 없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뭔가 한다 싶으면 공증인을 찾아가야합니다. 가령 저희 사장님이 가게 명의 관련해서 갈 때도 공증인한테 갔었어야했고, 제가 이번에 계약 종료를 할 때도 공증인에게 일종의 인증을 받아야 계약이 종료됩니다. 저 알바 이후에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계약서를 적을 때도, 비자 신청을 위해서 거주 인증을 받을 때도 모두 공증인을 통했었습니다. 저는 당시 아르바이트임에도 이런 절차를 다 거쳤었습니다. 칠레가 확실히 노동법은 매우 좋습니다. 법이 나라 현실에 비해서 과하게 좋아서 뭔가 이상할 정도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칠레에는 불법이민자들이 베네수엘라 사람들만 200만 명이 넘게 있고 그 외에도 페루, 볼리비아, 아이티 등등 다양한 국가에서 이민을 합법이든 불법이든 오기 때문에 계약서를 쓰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도 실제로 계약서는 2월 말까지 3개월분만 적었고 그 이후 기간은 계약서가 없이 일을 했었습니다. 크흠…
칠레는 비자는 물론, 칠레 주민등록증 까르넷(Carnet)을 받는 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이는 일종의 사정도 있는데요, 바로 칠레 신분증 까르넷(Carnet)을 받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워홀 비자를 몇 달이나 걸려서 받았습니다만 이것은 칠레 놈들이 일처리가 늦고 대사관 직원이 태도가 좀 그래서 그랬던 것이고요. 까르넷 자체는 나름 한 달만에 받았으니 여기서는 정말 빠른 편입니다.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신분증은 그나마 받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만 비자는 정말 오래 걸립니다. 실제로 직장이 없다면 진심 10년이 넘게 칠레에 살고 있어도 비자를 받지 못하시는 분들이 허다합니다.
- 워홀이 아니면 겁나게 받기 힘든 칠레 신분증 까르넷(Carnet) 관련 글 링크
그런 실정이라서 일단 비자 없이 살고 보자 이런 느낌으로 계약서가 없이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입니다. 저와 같이 일했던 볼리비아 친구도 칠레에는 진즉 왔었으나 그 친구의 경우는 코로나 시기에 이민 관련 법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는 바람에 재수가 없어서 지금도 비자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제가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끝나서 취업 비자를 신청했으나 이 글을 쓰는 현재 한달 반이 지났음에도 전혀 연락이 없는 상태입니다.
칠레가 법은 분명히 잘 되어있고, 경찰들 등을 보면 비리같은 것도 다른 남미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에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나라 자체도 꽤나 부자라고 하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물가도 그렇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사정이 있더라고요. 한국인들은 여기서 진짜 부자들이 많은데, 이 부분도 옛날 어르신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단한 점이 많습니다. 본받아야 할 부분도 많고, 나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지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Finiquito 자체는 어느 정도 빨리 이루어집니다.
공증인에 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듯…
공증인에 신청을 하면 뭔가 이것저것 묻는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아 그래 finiquito하러 왔구나’ 이 정도. 시간도 한 30분도 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증인 건물 안에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그만큼 여기도 직장을 때려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겠죠… 사실 칠레도 우리나라 공무원들처럼 일종의 시간 제한 같은 것들이 있다면 업무가 몇 배는 빨라질 것입니다. 물론 그만큼 공무원이 더더욱 힘든 직장이 될 듯합니다. 과연 어느 방향성이 더 옳은 것일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