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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베타 버전 리뷰! 스크리브너 개발진들의 글쓰기 앱다운 앱이지만 그 컨셉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스크리브너 공식 블로그에는 매주 한 개 정도 꼴로 글이 올라옵니다. 보통 스크리브너 사용 팁같은 것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크리브너 개발진들이 새로운 앱 테스터를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대체 어떤 앱이면 스크리브너 업데이트를 장기간 진행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앱을 만드는 것일까요? 스크리브너 정도면 요즘도 맥 유저분들은 나름대로 많이 구매하실 법도 한데 말이죠? 바로 신청해서 사용해봤습니다. 바로 Writte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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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은 아직 베타 버전이지만 앱의 기능들 자체는 어느 정도 갖춰져있습니다. 앱의 디자인은 지나치게 간소합니다.
처음에는 베타여서 디자인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줄 알았으나…
아직 앱이 베타 버전입니다. 저는 Testflight라는 앱을 처음 사용해봤는데 이런 식으로 기능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용을 할 수는 있지만 특정 기간까지만 사용가능한 앱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걸려야 개발이 완료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처음에는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는 거의 구현된 것이 없는 수준이고, 앱의 기능만 이런 기능이 있구나 정도로 사용해볼 수 있는 앱이라고 생각했는데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해보면 디자인적으로 지나칠 정도의 경량화를 추구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앱을 실제로 사용해보면 디자인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시는 분들은 이미 작업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크리브너처럼 왼쪽 사이드바에 노트 및 파일들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 외의 공간에 글을 적는데요, 스크리브너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강력한 통계기능도 그대로 있습니다. 그리고 서식 기능들도 적절하게 있는 편이고, 기본 폰트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iOS 스크리브너의 큰 장점 중 하나가 폰트 추가가 된다는 것이었는데요, 아마 written도 정식으로 나오면 폰트 추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특이한 점은 스크리브너 개발사답게 인쇄 기능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역시나 워드프로세서를 표방하는 앱답게 사실상 컴파일 하는 것처럼 문서를 묶거나, 프린터 어떤 거 쓸지 등등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패드로 인쇄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요, 외국에서는 아마 아이패드로도 인쇄를 하시는 분들이 많나 싶긴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디 회사에서 일하거나 혹은 대학생이 아니라면 애초에 프린터를 예전처럼 많이 사용하지를 않잖아요?
iOS 버전 스크리브너보다 더더욱 윈도우 / 맥 스크리브너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iOS 버전 스크리브너는 거의 완벽한 글쓰기 앱이었는데, 굳이 다른 앱을 또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Written을 처음 보고 가장 놀란 부분은 바로 이 앱이 iOS 버전 스크리브너보다도 훨씬 더 윈도우 / 맥 스크리브너와 흡사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iOS 버전 스크리브너가 업데이트가 다소 뜸하다는 것과, 요즘도 아이클라우드 / 드롭박스 외의 동기화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모든 글쓰기 앱들 중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윈도우 / 맥 버전 스크리브너보다도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사실 요즘은 스크리브너의 전체적인 컨셉 자체가 요즘 기준으로는 다소 낡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크리브너의 컨셉을 간단히 요약해보면,
- 문서 하나하나를 작성하는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문서 ‘폴더’ 자체를 만든다는 컨셉입니다. 요즘 다른 글쓰기 앱의 ‘노트북’ 개념입니다.
- 문서 폴더 내에서 자료도 정리하고, 글도 폴더 내에서 파일들을 만들어서 쓴 후에 나중에 인쇄할 때 하나로 모두 합쳐서 인쇄한다. (컴파일)
이 정도로 볼 수가 있는데요, 요즘은 저 컴파일 기능 자체는 분명 참신하지만 에버노트를 필두로 사실상 어지간한 글쓰기 앱들이 모두 ‘노트북’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개념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MS 워드 등 워드프로세서들은 왜 노트북 개념이 없냐면, 그것은 실제 회사 등에서 인쇄 등을 할 경우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사실 스크리브너도 워드프로세서를 표방하기 때문에 인쇄 기능이 강력하긴 한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스크리브너가 통할 만한 부분이 아마 시나리오 및 e북일텐데요, 둘 다 요즘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많이 사용할 법한 분야인데, 그럴 거면 그냥 노트 앱을 써도 되는 것이죠…
제가 이 스크리브너의 컨셉에 대해서 적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iOS 스크리브너는 스크리브너 자체의 강력한 기능은 갖췄으면서, 아이패드에 맞게 인터페이스가 최적화되다보니 저에게 있어서는 ‘기능은 강력하면서 번거로운 부분들은 많이 사라진’ 앱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written은 아이패드에서 사실상 윈도우 / 맥 버전 스크리브너를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컨셉. 과연 어떤 기능이 더 들어가있어야 스크리브너를 잇는 글쓰기 앱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written이 감히 시대착오적인 컨셉인 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패드로 작업을 하실 분들이면 집에서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마 카페나 야외에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이 분들이 어디서 프린터를 사용한다는 것인지… 물론 집에서 인쇄하시면 문제는 없겠습니다만 그런 식이면 아이패드로 글을 다 적고 ‘내보내기’를 한 후에 집에 데스크톱 등에서 인쇄를 하면 되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미 엄청나게 잘 만든 스크리브너 앱을 내버려두고 새로운 앱을, 그것도 데스크톱 버전과 지나치게 흡사한 새 앱을 만드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스크리브너는 현재 윈도우, 맥, iOS 모두 근 1년 동안 업데이트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이 written을 만들기 위해서겠죠.
새로운 앱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니까요. 대표적으로 스크리브너의 경쟁자 중 하나인 iA Writer는 새로운 iA Presenter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written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전혀 새로운 글쓰기 앱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 iA Presenter는 이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애초에 글쓰기 앱이 아닙니다. 프리젠테이션 앱입니다. 그리고 iA Writer와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으면서도 꽤 혁신적인 앱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written은 그냥 스크리브너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적어도 새로운 앱을 만든다면 새로운 컨셉을 가지고 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written이 iOS 버전만 나온다면 스크리브너를 대체하는 앱인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인들은 이 앱이 스크리브너와 같이 개발되는 앱이고, 윈도우 및 맥 버전도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새로운 컨셉의 앱을 만들고 싶었다면 정말 처음부터 완전히 다른 글쓰기 앱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아직 베타이니 정식 출시가 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testflight을 통해서 제가 어찌어찌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정말 안 좋은 소리를 무자비하게 하고 싶네요… 스크리브너 개발진들이 보니까 개발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이 마인드가 문제인 것 같은데, 정신을 좀 차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글쓰기 앱들 수준을 좀 모르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이 스크리브너는 사실 예전부터 업데이트가 잦지 않은 앱이었습니다. 위에 설명한 iA Writer도 그렇고 글쓰기 앱들은 보통 소수 인력으로 운영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와중에 본인들 말로는 스크리브너와 비교해보면 cockboard, 스크립트 작성 모드 등 중요 기능들이 없고 다소 경량형으로 만들어졌지만 스크리브너는 아니라고…개인적으로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본인들이 말하는 다소 가볍지만 스크리브너의 컨셉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강력한 글쓰기 앱은 본인들이 이미 만들고 있는데 말이죠… 바로 스크리브너 iOS 버전이 그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