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 리뷰. 3버전 만드느라 고생했지만 근본적으로 바뀌었으면…
부족한 식견이지만 예전부터 나름대로 스크리브너 리뷰 글을 운영체제별로 몇 부에 걸쳐서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베타 버전 리뷰를 한 이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업데이트를 계속 깔아가면서 언제 나오냐… 언제 나오냐… 기다리기만 하다가 어느새 나왔습니다.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 리뷰입니다.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윗 문단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말 오래도 걸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년인가 이제 나온다, 3 나오기 전 마지막 업데이트다라고 했던 것이 몇 달이 지나서야 나왔으니 정말 오래 걸린 것입니다. 물론 그 동안에도 한달에 한번꼴로 패치가 계속 되었었고 패치 내용이 항상 매우 길었기에 개발 자체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베타를 하도 오래해서 많은 사람들이 스크리브너를 손절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애착을 갖고 있던터라 나름 계속 기다렸습니다만 그 동안 제법 많은 글쓰기 앱들 리뷰를 쓰다 보니 생각이 어느 정도 바뀌었습니다. 물론 스크리브너 자체가 나빠졌다기 보다는 그 동안 저의 관점이 달라진 것 같은데, 그 때문에 아무래도 마냥 좋은 얘기를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하나씩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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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은 정말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개선되고 좋아졌습니다. 완성도는 정말 좋습니다.
이번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이 본래 1.9 버전에서 2버전을 그대로 건너뛰고 3버전으로 가는 것이니만큼 3 베타를 사용해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정말 엄청난 수준의 변화를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업데이트가 무지하게 오래 걸린 이유도 이 때문일 듯합니다. 맥에서는 2버전 3버전 차근차근 업데이트 된 것을 한 번에 쑤욱 끌어올리려니 당연히 어려운 과정일 것입니다. 언뜻 보면 어쨋든 업데이트 한거는 똑같으니까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마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다르리라고 봅니다.
사실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 베타를 해본 분들에게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습니다만 일단 정식 업데이트인 1.9 -> 3.0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기본 인터페이스부터 현대적으로 바뀌어서 이것 만으로도 업데이트의 가치가 충분합니다. 솔직히 예전 스크리브너 1.9는 인터페이스가 좀 구렸습니다. 사실상 최소 10년은 된 친구이니 당연합니다. 줄 간격 등 가독성도 나쁘고, 색감도 나쁘고, 아이콘은 쓸데없이 크고, 화면은 난잡하고 투박하고… 그에 반해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은 확실히 깔끔하고 보기 좋아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줄간격이 적절해져서 좋습니다. 사실 줄간격이 가독성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 때문에 에버노트 등 많은 앱들이 현대적으로 업데이트가 되었다 싶으면 일단 줄간격부터 적절하게 조절합니다. 저도 블로그 줄간격때문에 많이 고생하고 알아봤습니다. 또 스크리브너는 글들을 관리하고 합치고 배열하는 데에 특화되어있는데 이 부분 역시 더더욱 좋아졌습니다. 요즘 여기저기 쓰이는 워크플로위(workflowy) 등과는 달라도 훌륭한 아웃라이너(outliner) 앱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여튼 가독성이 전체적으로 아주 좋아졌고, 아이콘이나 기타 인터페이스들이 매우 깔끔해졌습니다.
그리고 1버전의 여러 기능들도 개선되었습니다. 가령 예전 1.9 버전은 글쓰기 목표 기능이 좀 부실했는데 이 부분이 매우 깔끔해졌으며, 스크리브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컴파일 기능도 매우 강력해져서 파일 확장자수도 더 많아지고 컴파일을 어떤 식으로 할지 더욱 정교하게 설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예전 버전에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타자기 기능(typewriter)도 잘 쓰는 분들에게는 요긴한 기능이며 스크리브너를 영화 대본용으로 쓰시는 분들도 많은데 예전에는 이 기능이 뭐가 달라지는건지 몰랐는데 지금은 사용하기 쉽게 변해서 편의성이 증가한 셈이니 좋습니다. 확실히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 업은 성공적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요즘 나오는 애플리케이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편의성이 부족한 부분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1. 2. 3. 식의 리스트 생성 부분인데 이거 보통 1. 이후에 엔터를 누르면 2. 3. 식으로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이 기본입니다. 워드프로세서도 아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블록 에디터에서도 당연히 지원하는 기능이며 심지어는 제가 사무실에서 쓰는 한글 2010도 자동으로 생성되는데 스크리브너 3는 그런거 없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기능을 어째서…
또 개인적으로는 집중모드의 인터페이스가 좀 마음에 안듭니다. 너무 줄간격이… 다만 이 부분은 워드 등 다른 도구들도 전체적으로 좀 마음에 안들어서 이 부분은 뭔가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나?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스크리브너는 전체적인 컨셉 자체가 다소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크리브너 따라하는 앱이 거의 없는 것은 그 이유가…
다만 제가 스크리브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3버전 업데이트하느라 고생을 참 많이 했지만, 슬슬 전체적인 컨셉 자체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일단 스크리브너의 기본적인 컨셉은 파일을 열었을 때 그 파일이 단순히 파일 하나가 아닌 하나의 ‘프로젝트’의 개념이어서, 그 프로젝트에 이미지나 pdf등 여러 참고자료도 넣고, 글도 다양하게 분산시켜서 체계적으로 작성하다가 나중에 컴파일해서 하나로 만드는… 파일이 아니라 폴더 혹은 책 하나를 통째로 관리한다는 느낌이 드는 도구입니다.
이런 컨셉 덕에 스크리브너가 인기를 끌 수 있었겠습니다만 요즘은 이런 짓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실제 책 편집자분의 경우는 아예 스크리브너로 책을 만들어버리면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또 이 행동들이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닌게 대표적으로 pdf를 삽입하게 되면 용량이 매우 작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프로그램 속도가 매우 느려집니다. 파일을 불러올 때도, 저장할 때도, 심지어는 스크리브너 끌 때도 말이죠… 그렇기에 글 외의 자료들을 너무 넣으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 나오는 글쓰기 도구들은 최대한 간단한 것을 선호하다보니, 노션(notion)처럼 기능이 엄청나게 많은 수준인 것이 아니라면 그 외에는 최대한 심플하면서 그 안에서 기능들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주로 가고 있습니다. 아마 요즘 마크다운을 지원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봅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서식을 변경할 수 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제가 저번에 리뷰했던 에버노트도 컨셉만 살리고 앱 전체를 갈아엎었고, 그 과정에서 글꼴 변경 기능 등은 축소되었습니다. 반면 스크리브너는 그래도 개선되기는 하는 것같지만 뭔가 불필요한 것들이 많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또 지금은 스크리브너를 나름 사용했기에 망정이지 솔직히 어지럽다는 느낌도 많이 줍니다.
다만 스크리브너 공식 블로그의 이런 글들을 보면 아직도 윈도우가 맥에 비해서 버전 차이가 많이 나는 듯합니다. 현재 최신의 스크리브너에서는 윈도우 버전보다 더 개선되었을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솔직히 개발자들이 제가 하는 이런 생각들을 안할 리가 없을테니 앞으로 업데이트가 많이 진행되면 더 발전하리라고 기대해도 될 것같기도 합니다. 물론 업데이트 속도는 엄청 느리겠지만 말이죠…
저는 스크리브너가 윈도우 버전은 솔직히 그렇게 좋지는 않아도 iOS 버전은 여전히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iOS 버전은 윈도우 버전과 비교해보면 전체적으로 간결한 편입니다. 나무위키에서는 기능이 너무 많아서 어렵다… 이런 식으로 나와있는데 사실 그냥 앱 전체를 간결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버전 업데이트하느라 고생했지만 4버전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리브너도 일단 워드프로세서니까 MS 워드와 경쟁해야하는 도구이겠습니다만 앱 특성상 스크리브너가 최종 완성형이 아니라 스크리브너에서 컴파일해서 워드 등으로 보내는 것도 지원하기에 기능을 간단하게 만들어서 글을 최종 완성하기 전의 중간단계 역할을 한다면 더 좋을 법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체적으로 워드프로세서 기능도 하기는 하지만 글을 간단하게 딱딱 쓰고 그 간단한 글들을 코르크보드(corkboard) 식으로 관리하다가 적절하게 하나로 뭉치고… 이런 그림을 생각해봅니다.
물론 개발진들 역시 스스로 잘 알고 있어서 이렇게 공식 블로그에 관련 글을 기재하고, 또 스크리브너 복잡하다는 피드백을 듣는 것인지 요즘 공식 블로그 활동이 많아지고 있어서 이 부분은 매우 좋게 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블로거분께서 만들어주신 가이드도 있긴 한데 이 가이드는 완성도는 높지만 ㄹㅇ 모든 기능을 다 적은 것이다보니 분량이 너무 많아요…
애증의 도구이니만큼 안드로이드 버전 등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해봅니다
한편 안드로이드 버전도 개발중이라고 들었기에 솔직히 예전처럼 쓰진 않아도 기대를 완전 놓을 수는 없는 마법의 도구가 또 스크리브너입니다. 저 코르크보드 기능을 가진 앱들도 많고, 스크리브너에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소설 쓰기 앱들도 꽤나 많습니다만 얘네들에 비해서는 스크리브너가 훨씬 더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어지간한 앱들이 다 월간/연간 결제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스크리브너는 가격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지금 개발속도로는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오려면 꽤나 긴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만 그래도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솔직히 지금 iOS 버전처럼 안드로이드 버전 스크리브너가 나온다면 저는 지금 가장 많이 쓰는 iA Writer나 노션 등을 아마 안 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잘 만들어졌거든요. 역시나 애증의… 개인적으로는 에버노트와 투탑입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쓰진 않지만 기대를 놓을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죠…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다보니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뭐 사람 생각은 다르니까요. 여튼 리뷰보다 뭔가 푸념이 된 듯하지만 글은 이 정도 적겠습니다.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 리뷰였습니다.
스크리브너 3 윈도우 버전 정리
좋은 점
- 1.9 버전에 비해서 정말 엄청나게 많이 개선되었다
- 인터페이스 외에도 기능들도 많이 좋아졌다
아쉬운 점
- 리스트 등 기본적인 부분에서 조금 아쉽다
- 기능이 너무 잡다하다
- 4버전이 시급하다. 단순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