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레 원불교 교당에 도둑이 들다
칠레 원불교 교당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범인 얼굴 박제
이 놈이 최근에도 활동을 하는 듯합니다… 동네를 아주 물바다로 만들어버리는 놈…
올해 2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걸 8개월이나 못적었었네요. 제가 거주중인 칠레 원불교 교당에 실제로 도둑이 들었었습니다. 그때 저와 교무님 모두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몇 년 전에 교당에 도둑이 들어왔었는데요, 그때는 교무님이 그 충격으로 다른 교도분들에게 주말에라도 교당에서 자면 안되냐고 부탁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 또다시 도둑이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은 2월에 벌어졌었으나 최근에도 이 도둑놈이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요… 하나씩 적어보겠습니다.
- 칠레에 있는 원불교와 관련된 글 링크




도둑이 무슨 어쌔신 크리드마냥 포복을 합니다…
당시 저는 자고 있었습니다. 아침 7시 반이었거든요…
평범한 주말, 아침 밥을 먹고 제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교당 앞마당 쪽에 물이 엄청나게 고여있었습니다. 아니 이게 뭔가 싶었는데 저희 원불교 교당 수도가 터진 것입니다. 저희 교당 CCTV를 확인해보니, 어떤 도둑놈이 저희 교당 벽에 있는 철조망을 자르고, 무슨 어쌔신 크리드처럼 포복 자세로 제가 당시 자고 있던 방 창문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수도까지 간 후에 발로 수도계량기를 밟아 부수고 유유히 사라진 것입니다… 이 도둑놈이 경험이 엄청 많은 것인지 정말 몇 분 만에 범행을 저지르고 사라졌습니다.
알고보니 칠레에서 수도계량기의 위치 자체는 밖에서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집이 수도세를 계속 내지 않으면 집 밖에서 수도를 막아버리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 도둑새끼는 그 부분을 악용한 것입니다. 집 밖에서 미리 수도계량기 위치를 파악한 후, 집에 어떻게든 들어와서, 수도계량기만 딱 부수고 챙긴 후에 유유히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다만 이게 단순한 물건이었으면 ‘물건이 사라졌다!’ 이 정도로만 이야기할 수 있었겠으나, 문제는 저놈이 부수고 가져가는 물건이 바로 수도계량기라는 것입니다. 부서지는 순간 물이 콸콸 뿜어져나옵니다… 그러니 수리를 해야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한 10~20만 페소가량 수리비가 나옵니다… 그리고 콸콸 나오는 물도 수도세로 칠테니 저희 피해는 더 커집니다.


결국 이것도 생계형 범죄였던 것입니다…
3천 페소지만 칠레에서는 1시간 시급 정도입니다.
그러면 저 도둑놈이 수도계량기를 부숴서 뭐하는가하면… 바로 칠레 오일장같은 feria라는 시장에 그걸 판다고 합니다. 개당 3천 페소라고 합니다… 무슨 몇 만원이면 모르겠으나 한국 돈 한 4~5천원 벌자고 저 짓거리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겨우 5천원만 딱 버는 것은 아닙니다. 저 도둑놈이 한번 출몰하면 그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수도계량기를 죄다 부수고 가져갑니다. 그래서 몇 만원 정도는 벌 수 있겠네요. 제가 계산해본 바 칠레 최저시급이 한국 돈 대략 4천원 정도 나옵니다. 그러니 가령 6개 부셔서 3만원 정도 벌었으면 대략 하루치 최저시급은 벌 수 있는 것입니다…
한편 이 놈이 최근에도 이 일대에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저희 교당이 피해를 당한 것은 올해 2월이었으나 최근 이 도둑놈이 다시 이 동네에서 활동을 시작한 듯합니다. 여러 집들이 피해를 많이 입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집들에는 또 어떻게 들어오나 싶긴 한데 정말 들어와서 수도 계량기를 떼어갔습니다. 저희 교당은 뭐… 어떻게든 한다면 철조망만 자르면 되는 것이지만, 다른 집은 위에도 막혀있는데 어떻게 들어오는 건지 원… 들어갈 때도 신기한데 아니 나갈 때는 또 어떻게 나가는 건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한편 범죄 신고를 해도 무의미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남미에서 가장 청렴한 경찰이라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수준이…
여담으로 저희가 CCTV를 통해 범인 얼굴을 확보했었기에 교무님께 칠레 경찰에 신고하자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무님들은 그러시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칠레 경찰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요즘은 칠레 대통령이 보수쪽이어서 경찰이 좀 활동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칠레 경찰은 활동을 잘 안합니다. 예~전에 제가 원불교 교당에 왔을 때도 거기 집주인이 경찰 불렀는데 제가 짐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 쌀 동안 안 왔었고요… 거기에 감옥에 사람이 많아서 범죄를 저질러도 몇 시간 잠시 있다가 풀어준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좀 먹고살기 힘들다 싶으면 범죄 그냥 갈기는 겁니다…
결국 이것도 칠레 사회 문제인 것입니다. 위에서 적었듯 이 짓도 생계형 범죄라서 나라 자체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개선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과연 언제쯤이면 이런 생계형 범죄가 근절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벌어지는데 칠레는 오죽할까요.








